AI시대, 에디터는 모두 실직자가 될까?
우리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로 인해 9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는 다소 충격적인 수치이지만, 같은 기술로 인해 1억 7천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Dominic Ceci(2025. 12. 18). "Questions Roasting On An Open Fire". Johnson Financial Group.링크
잡코리아 공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AI’ 키워드가 포함된 공고 수는 5년 전 대비 1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입직 공고는 162% 늘어나며 경력직뿐 아니라 신입 채용도 AI 인재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장준영 기자(2026.04.10). "잡코리아 5년 간 AI 채용 공고 두 배 증가". 디지털 인사이트. 링크
AI는 우리의 일자리를 앗아가고 있을까요? 혹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는 걸까요? 개발자, 웹디자이너 등 전직군에 대한 빠른 AI 대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신입 채용 대신 기업형 AI 구독을 늘리는 시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AI 업무 효율성 향상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콘텐츠 기획자의 경우, 어떨까요? 헤드헌터의 연락, 각종 프리랜서 플랫폼으로부터 제안받는 프로젝트 내용을 확인해보면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AI 역량이 추가된 신규 채용 공고와 프로젝트 내용이 눈에 띕니다. AI를 활용해 콘텐츠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지, AI를 활용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5년 뒤, 제 일자리는 사라질까요? AI 에이전트가 알아서 아티클을 잘 써줄텐데 말이죠. 7년 차, 현업 에디터의 시선으로 콘텐츠 직군의 채용 미래를 살펴보겠습니다.
에디터의 코어 역량은 글쓰기가 아닌 구조화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은 ‘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가 대부분이다.
세상 자체가 애매함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도서 <프레임> -
에디팅 강의 수강생분들에게 글 건축가가 되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에디터는 글을 잘 쓰는 사람 이전에 구조를 잘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건축가가 설계도면을 그리고 건물을 쌓아올리듯, 글에도 촘촘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현재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낭만 글쓰기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경기 추이(회사의 예산)와도 맞닿아있습니다. 어느 회사 에디터를 만나 보아도 괴로움에 한숨을 쉬더라고요. 콘텐츠팀의 팀명부터 주요 프로젝트 성격까지 싹다 바뀌고 있거든요. 콘텐츠 기획·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이제 사라졌어요.
한때는 콘텐츠가 비즈니스 만능 해결사로 주목받았습니다. 재기발랄하고 통통튀는 콘텐츠는 인간적인 호감으로 브랜드를 친숙하게 만들 수 있고, 정보성 있는 아티클은 사람들이 브랜드를 스스로 찾게 만들었거든요.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고, 제품을 설득하고, 머리 속에 브랜드 이름을 스며들게 만드는 콘텐츠의 가치는 여전합니다.
다만, 이제는 목적이 분명하고 비즈니스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비즈니스 글쓰기는 리스트 관점, 서비스 이해,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 경쟁사의 동향까지 두루두루 살펴야합니다. 실제로 한편의 글쓰기를 위해 두 달이 걸리는 일도 왕왕 있습니다.
에디터가 되고 싶은 분들은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에디터의 코어 역량은 글쓰기가 아닙니다. 상황·맥락에 맞는 촘촘한 구조화를 하는 능력입니다. 경주에 다녀온 여행 에세이 한편을 쓰더라도 의도를 담을 수 있어야하죠. 감정과 공감이라는 글쓰기의 순기능에 비즈니스 의도를 은근하게 섞을 수 있어야 합니다.
AI시대, 에디터의 역량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에디터의 역량레벨
다시 돌아와 에디터의 역량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어느 회사든 역량 레벨을 높여야만 높은 연봉을 받습니다. 4단계로 진화한다면 글쓰기와 비즈니와 자유롭게 접목할 수 있는 레벨이 됩니다. 글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합니다. 4단계에 도달한 에디터는 글쓰기만 하지도 않습니다. 영상 제작, 바이브 코딩, 일러스트, 데이터 분석 등등 글쓰기와 다른 도구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동료 에디터들이 떠오르네요.
앞으로 단순 정보 전달의 글만 쓰는 에디터는 AI에 가장 먼저 대체될 것입니다. 그리고 AI를 잘 활용하는 에디터는 보다 늦게 대체될 것입니다. 그리고 구조화를 잘하는 에디터는 비즈니스 기획자로 생존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문제 해결 전략가는 여러 성취를 바탕으로 자신이 곧 브랜드로 성장할 것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직군이 처한 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상위(대체 불가 인재이자 자신이 곧 브랜드)로 올라가야 할 일만 남은 것이지요.
다행히, 여러 선택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AI를 직무에 적극적으로 연결하세요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가 주요 채용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직접 크레딧을 낭비해보며 경험치를 쌓으세요. 이럴 땐, 이렇게 활용할 수 있구나 하는 감각 말이죠. 현업 에디터들도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유형에 따라 활용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고 있습니다.
뉴스 스크랩을 기반으로 한 단순 정보 글쓰기, 카피라이팅과 후킹 메시지와 같은 짧은 글쓰기에는 AI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자신의 관점이 들어간 글쓰기는 직접 쓰더라도 톤앤매너에 맞는 2차 편집은 AI에게 맡기죠.
1시간 걸린 콘텐츠 퀄리티와 동일한 아티클을 AI를 활용해 15분만에 만들 수 있으면 후자가 훨씬 낫습니다. AI 관련 프로젝트 제안이 계속 오는 걸 보면 우리는 계속 AI와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숙명입니다. 다만, AI FOMO 마케팅에 잡아먹히지 마세요. 기술의 발전에 놀라움을 느끼다가도 두려움보다 실체가 작다는 생각 또한 듭니다. 공부하면서 계속 활용해봅시다.
두 번째, 내가 브랜드가 된다
회사 안에서 여러분을 찾는 사람이 많나요? 여러분은 이미 이름이 자산이 된 브랜드입니다. 회사 밖에서까지 여러분을 찾는다면 금상첨화입니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보고싶다'라는 말을 한다고요? 그렇다면 아주 매력적인 브랜드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시장에서 나를 파는 경험을 적극적으로 안했을 뿐이지요. 이제 필연적으로 시장에 나의 이야기와 제품을 팔아야만 합니다. 내 때를 묻힌 결과물만이 여러분을 AI에 대체 불가능한 인간으로 만들 거거든요.
세 번째, 비즈니스 시장을 넓힌다
2025년 6월 이후 AI 사용자 비중 증가율 상위 경제권(2026년 1분기 vs 2025년 상반기)
출처 : AI 확산 보고서 2026년 1분기 트렌드와 인사이트
(Global AI Diffusion Q1 2026 Trends and Insights)
마이크로소프트의 싱크탱크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The AI Economy Institut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6월 이후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15개 경제권 중 12개가 아시아에 포함됐으며, 이들 모두 AI 사용자 수가 최소 25%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중 한국은 전 분기 대비 6.4%p 상승한 37.1%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글로벌 순위도 18위에서 16위로 상승했는데요.
국가마다 AI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AI로 인한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고 사라질 것입니다. 이 흐름과 함께 파도를 타세요. 거꾸로 생각해보면 저희에게 가장 부족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AI가 채워주고 있으니, 이를 레버리지해서 상품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비즈니스 시장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넓힐 수도 있습니다.
이제 채용 시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달라져야 합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어떻게 하면 그들이 나를 먼저 찾게 만들까?'로 질문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에디터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는 결국 내 손으로 직접 빚어낸 글과 콘텐츠입니다. AI라는 든든한 조력자를 지렛대 삼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러분만의 멋진 이야기를 마음껏 펼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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